일제시대의 국민임대주택 영단주택

조선주택영단 (朝鮮住宅營團)


1941년 조선총독부가 우리나라 주요도시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표준화된 설계로 지어진 대량의 주택공급 계획을 세우고 조선주택영단을 설립합니다. 주택은 갑, 을, 병, 정, 무 5형이며 갑형과 을형은 분양주택이고 병형 부터는 임대료를 내고 사는 임대주택 이었습니다. 현재의 국민임대아파트 형별과 흡사한 면이 있는데 정형은 약 8평, 무형은 약 6평 정도 였다고 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주택난 해소였지만 1941년 12월에 일본의 진주만기습으로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는 것으로 봐서 군수물자 생산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조선총독부의 방침이 외관은 내지식 즉 일본 본토식으로 짓되 방 하나는 반드시 온돌 난방이 되도록 설계하고 일본인용 조선인용을 구별하지 않도록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영단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생소한데 처음에는 그 뜻이 지을 영(營)에 모일 단 (團) 으로서 주택을 짓는 단체 이런 뜻으로 생각했었는데 지을 "영"자는 경영할 "영"자로 많이 쓰기 때문에 운영단체 정도 의미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영단이라는 단어는 일본식 한자 조어로 추정 됩니다.


조선주택영단은 해방 후 대한주택영단에서 다시 대한주택공사로 현재는 LH 공사로 그 이름을 바꿨습니다. 일제시대에 지어진 영단주택 원형은 거의 자취를 감췄는데 영등포구 문래동 쪽에 그 터가 일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국민임대아파트에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는 것이 남다르게 느껴 집니다.



1941년 7월31일에 발행된 일본 정부의 관보에 게재된 조선총독부령 162호, 당시의 조선총독 미나미지로 (南次郎)의 조선주택영단령 시행 규칙.



영단주택을 배경으로 만든 한국영화 돼지꿈 (1961)


이 영화는 1961년도 작품 입니다. 직업이 중학교 교사인 주인공 손창수는 박봉의 월급으로 영단주택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돼지꿈을 꾼 이후 전개되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 입니다. 코미디언인 구봉서와 김희갑이 주조연급으로 출연하며 전원일기에서 할머니 역을 하셨던 분도 나오십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서민들의 삶은 크게 다를 것이 없더군요 ^^


고전영화라서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보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 저는 고전영화에 남다른 애정이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영화를 감상했는데 인내심 따위는 필요 없을 정도로 영화가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고전영화의 경우 전문 성우의 더빙이 많은데 이 영화는 주조연급 배우들 본인의 육성으로 녹음하여 성우 더빙으로 인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더 재미있었습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알려 드리자면 박봉의 월급으로 영단주택에 살고 있는 손창수는 가장으로서는 충실하지만 융통성 없는 성격으로 영단주택 월부금 수개월 치가 밀려 퇴거를 당하게 생겼으니 학교 서무과장한테 사정하여 가불이라도 해보라고 닦달하는 아내의 잔소리를 흘려 들으며 뜬금없이 돼지꿈을 꿨다고 중얼 거린다.


그 꿈 탓일까, 이웃집 아줌마가 자기 딸의 상급학교 입학 문제로 청탁을 하며 뇌물 비슷하게 새끼돼지를 한마리 분양 해줄테니 키워서 팔라고 권유한다. 이를 받아 들여 새끼 돼지를 얻어와 열심히 키우는데 어느 날 창수의 친구 인달이 자신의 사업 파트너인 재미교포 찰리홍과 함께 영단주택을 찾아와 의약품 밀수를 제의한다. 의약품이라서 단속에 걸려도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고 시세차익을 크게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창수는 친구의 호의 아닌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하는데...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본편을 보시길 바랍니다. 재미교포 찰리의 캐릭터가 코미디 같아 좀 우습기도 하지만 재미교포의 특징을 잘 살려낸 연기가 상당히 리얼하여 지금 봐도 큰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 입니다.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지만 "돼지꿈" 이 영화는 제가 본 수 많은 영화 중에서 "지구를 지켜라" 보다 더 슬프고 비극적인 결말로 영화가 끝납니다.이 영화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유튜브에 업로드하여 전체관람으로 공개 해놓은 상태라서 전편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방식이라 간혹 버퍼링이 심하게 발생하네요)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니까 고전영화의 대사를 이해하기 어려운 젊은 분들은 한국어 자막을 켜서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퀴즈 드립니다. 이 영화의 출연자 중 한명인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찾아 보세요 ^^ 못 찾은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답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