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파주운정 A18블럭 국민임대아파트 사전점검을 다녀왔다. 단지입구부터 시작해서 세대안으로 들어선후에도 각종 전단지와 대출, 인테리어 업자들의 도가 넘치는 영업행위에 짜증이 날 정도였다. 아직 마무리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단지안이 어수선하고 18블럭의 경우 큰길쪽 동건물과 안쪽 동이 경사가 가파른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다른 단지에 비해 바람이 많이 부는 것 같았다.
전용면적 29㎡의 원룸형 구조에 평면도도 보았고 다른 지역의 29형 사진도 보았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안방이 좁게 느껴졌다. 대신 욕실과 주방이 안방에 비해 답답하지 않을 만큼 적당한 넓이였다. 안방에 옷장과 침대를 놓으면 방의 절반을 차지할 듯 싶다.
요즘은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최대한 남향 아니면 서향으로라도 배치가 이루어지는 편인데 이곳 29형 동은 특이하게도 발코니가 완벽에 가까운 동향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오전 10시가 좀 넘어서 입실하였음에도 해가 들지 않아 실내가 어두웠다. 동향이라면 오전에라도 해가 잠깐 들어줘야 하는데 앞동 건물에 가려서인지 그렇지 않았다.
발코니가 동향이라 복도는 서향인데 현관문을 열면 넓은 벌판이 보인다. 복도창도 해놓지 않아서 그 벌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복도 건너편은 단독주택 용지라서 이쪽 국민임대아파트 발코니를 동향으로 돌려 놓은 것 같았다. 복도창이 없으니 현관문으로 비.눈.바람이 들이쳐 전자식 보조키를 달면 빗방울에 금방 고장이 날듯 싶다.
타 지역 29형 주방에는 붙박이 수납장이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주방을 넓게 사용 할 수 있으니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시공한 마감재는 보급형에 턱걸이 하는 듯 보였다. 싱크대 상판은 진한 베이지색으로 화이트 톤의 씽크대 전면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한쪽면 타일은 오렌지색으로 화이트나 밝은 톤으로 타일을 시공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안방 천장 조명등은 덮개가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도 되어 있는데다 나사 조임 방식이라 아무리 남자라도 혼자서 형광등 교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발코니에는 화재시 옆집으로 대피 해놓을 수 있게 석고보드로 칸막이를 해뒀다. 화재시 발로 뻥 차면 석고보드가 쉽게 깨지기 때문이다. 석고보드라서 옆집의 소음이 고스란히 들릴 수 있어 소음과 사생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벽면 일부만을 석고보드로 처리하거나 문짝을 달아줘야 하는데 비용을 줄일려고 그런 것인지 옆집과의 벽면을 통째로 석고보드만으로 막아 놓았다.
복도창 시공을 하지 않아 겨울철 실내온도 차이로 인한 결로현상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현관문과 발코니 창문에 환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직 입주도 하지 않은 안방 통신단자함 아래 쪽 벽지에 곰팡이가 거뭇하게 피어 있었다.
벽지위에서 발생한 곰팡이가 아니라 벽에서 부터 발생한 곰팡이였다. 한번 곰팡이가 피어 오르면 계속 그럴텐데 앞으로 어찌될지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하자보수요청은 해뒀지만 그냥 벽지쪼가리로 덧발라 놓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바닥과 벽면이 만나는 곳의 단열재 시공이 부실하여 벽안쪽으로 결로가 발생하여 발생한 곰팡이 같다.
그래도 이 모든 단점들을 한방에 잠재울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임대료가 싸다는 것 이다. 임대료가 싸기 때문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듯이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참고 살아야 한다. 누군가 "돈벌어서 좋은 아파트로 이사가면 되잖아요" 이런말을 한다면 딱히 대꾸할 말이 없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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