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리니지2 클래식을 다시 하면서 보내려고 6개월만에 서버에 접속해봤는데 계정이 삭제되었다. 지난 설날에 리니지2를 하면서 캡쳐한 동영상과 사진으로 리니지2의 추억을 더듬어 봤다.
2003년도 오픈베타 때 부터 2011년도 까지 8년 정도 리니지2를 했다. 2014년도 리니지2 클래식 때는 3-4개월 정도 했다.
명절 날이면 왠지 리니지2가 떠오른다. 작년에는 오징어게임을 봤는데 ^^
엘프마을.
리니지2 첫 메인 캐릭터가 단검 공격수인 플레인 워커였기에 엘프 종족 마을이 가장 편안하다. 지리도 훤하고 이곳저곳 안 가본 곳이 없다.
오크마을이나 다크엘프, 휴먼 마을에 가면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고 굉장히 낯설다. 그래서 다른 종족 캐릭터를 키울 때도 꼭 엘프마을로 텔레포트를 하여 20레벨 까지 레벨업을 했다.
일명 "버섯돌이"인 포자 펑거스를 10마리인가 잡으면 보상을 주는 퀘스트를 반복하며 어렵게 어렵게 레벨업을 했다.
경비병을 공격하며 일부러 렙따를 하기도 했다. 레벨은 높은데 적절한 D급 무기를 갖추지 못한 경우 레벨을 낮춰 무급 퀘스트를 반복했다.
엘프의 지하요새.
리니지2 초기에는 엘프의 지하요새 이 던전이 가장 인기있는 사냥터였다. 한자리 잡으면 멀리 이동하지 않고 계속 리젠 되는 몹을 잡을 수 있어 파티사냥하기에 좋은 장소였는데 혼자서 던전 안쪽 깊숙이 이동하다가 활 공격을 하는 해골에게 크리티컬 공격을 받고 사망하기도 하는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리니지2 초기에는 플레이어 캐릭터 사망 시 카오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인벤토리에 보관 중인 아이템 또는 착용 중인 아이템을 랜덤으로 드랍하는 패널티가 있었다.
아무것도 드랍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령탄 같은 아이템을 떨구기도 했다. 던전을 지나가다가 누군가 떨어트린 정령탄 1000여발을 줍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고 그 반대로 내가 죽으며 정령탄을 떨구기도 했다. 보통은 주변의 다른 게임 이용자들이 부활도 시켜주고 아이템을 주워 돌려 주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처형터 입구의 만드라고라 밭.
리니지2 초기에는 몬스터의 드랍율도 굉장히 낮아서 잡템이라도 득템을 하기 어려웠다. 혼자서 만드라고라 밭에서 사냥하다가 처음으로 D급 아이템인 저주받은 호즈가 드랍되어 잽싸게 주웠는데 과장 하나도 없이 정말로 줍자마자 서버와의 연결이 끊어졌다는 메시지 창이 떴다.
채팅창 메시지를 보니 아이템을 주운 것으로 되어 있어 리스타트를 했는데 서버 다운이었다. 한 5분 정도 지나서 재접속을 하고 인벤토리를 확인해보니 저주받은 호즈가 없었다.
롤백으로 백섭이 된 것 이다. 백섭은 서버가 갑자기 중단되기 몇 초 전으로 돌아가 그 시점부터 재시작을 하기 때문에 경험치나 획득한 아이템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아무튼 그 때 너무 황당하고 억울한 기분이 들어 이렇게 재현을 하며 한풀이를 해봤다 ^^.
짧은 장화.
사냥으로 아덴을 모으기는 커녕 정탄값도 충당하기 어려웠던 시절. 혼자서 거미밭에서 거미를 잡다가 그만 죽었는데 죽으면서 짧은장화를 떨궜다.
외치기로 도와 달라고 하면 누군가 내 짧은 장화를 먹튀 할 수도 있어 마을로 귀환하여 텔레포트 탈 비용도 없어 엘프마을에서 중립지대 근처인 거미밭 까지 5-6분 정도 걸려 뛰어 갔는데 짧은 장화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 때의 시간대가 새벽 4-5시쯤이라서 게임 이용자가 많지 않아 그렇게 길 한복판에 그대로 있었던 것 이다. 그 때는 눈물 날 것 같이 기분이 좋았었다. 이것도 재현을 해봤다.
미스릴 단검, 미단 제작.
잡템 수준인 짧은 장화 한 켤레도 애지중지하며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정탄 장사를 하며 한푼 두푼 모아서 장사 밑천을 만들고 그 돈으로 D급 최상급 단검인 미단을 제작하여 더 많은 아덴을 모을 수 있었다. 그 때 미단 말고도 D급 최상급 아이템인 싸이보우, 엘븐롱, 글레이브도 같이 만들었고 과장 하나도 안 보태고 최소 2-300자루를 만든 것 같다.
미단 1개를 제작으로 만들어 팔면 마진이 100만 아덴 이상 남기도 했다. 물론 점점 마진이 감소했지만..
미단은 정말 만들기가 어려웠다. 미단 레시피를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D급 최상급 무기 레시피는 외치기로 100만 아덴 정도 제시하면 귓속말로 팔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미단은 아무리 외치기를 해도 게시판에 글을 올려도 단 한명도 팔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미단 레시피를 득템하기 위해 정말로 고군분투했다. 미단 레시피는 스포일 4단계를 찍은 36레벨 스캐빈저 캐릭터가 필수라서 스캐빈저를 그 레벨만큼 키워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미단 레시피를 스포일로 뽑았고 미단 제작으로 많은 아덴을 벌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미단 제작을 재현해보고 싶어 이번에도 미단 제작을 도전했는데 예전만큼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미단 레시피 뽑기가 정말로 어려웠다.
하여간 미단 제작 성공 ^^.
부캐릭은 드워프 아티산.
단검 격수 캐릭터만으로는 장비를 맞출 수 없어 정탄 및 장사 목적으로 아티산을 키웠다. 처음에는 정탄 팔아서 하루에 2-30만 아덴 버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뻤는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나중에는 아덴을 엄청나게 많이 벌게 되었다. 8년 동안 장사로 모은 아덴이 최소 100억 아덴은 될 것 같다. 7서버 드비안느에서 오래한 유저라면 한번쯤은 내 장사 캐릭터를 보았을 것 이다.
아티산을 70레벨까지 키웠는데 다른 캐릭터에 비해 정말 힘들게 키웠다. 파티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해 파티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나마 창 마스터리 덕분에 창팟에 들어갈 수 있었다.
황무지 개미굴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헤메다 개미떼에 둘러싸여 마을로 귀환. 메카닉 골렘이 있어 외롭지 않고 사냥할 때 든든하다.
예복을 만들어 본 유저들은 예복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만들지 않아도 200만 아덴으로 구입할 수 있어 토끼머리 밴드와 붉은 악마 뿔 그리고 산타모자까지 세트로 구입했다 ^^.
이렇게 캡쳐한 사진을 다시 쭉 훑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엘프마을 던전에 들어갔다 나왔을 때 굉장히 우울했다. 예전에는 서로 몹을 잡겠다고 아우성을 쳤던 곳이다. 이젠 아무도 없다. 그리고 좀 무서웠다 ^^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리니지2가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되기를 바랄 뿐이다.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패키지 게임이라면 바로 구입. 구버전 디아블로2 같이 싱글플레이로 즐기다가 멀티플레이로 서버에 접속할 수 있다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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